내 욕심에 내 생각에 해야지 오늘은 ...하는 이 고집 스러움이 내 손을 저렇게 만들어 버렸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고 내일 못하면 그 다음날 하면 되는것을..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이 성격이 또 하나의 상처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
포도나무에 전지를 모두 하고 나니 오래묵은 순들이 죽어 있는 가지가 미워 보였다 ..
그래서 전지 가위를 들고 작게는 손가락 한마디 크게는 손가락 세마디만한 죽은 가지들을 한나무 두나무 자르다 보니
어디쯤 잘랐을까 전지 가위를 자르는 순간 손바닥이 아프고 쓰라렸다...
장갑을 살짝 벗어보니 엄지손가락 아래 손바닥이 딱딱한 작은 가지들을 힘주어 자르느라
겉 피부가 물집이 생기고 터지고 밀려서 찢겨진 상태로 내눈에 들어왔다...
그런걸 봤으면 거기서 멈추고 다음에 남은 가지를 잘라주면 될것을...
남의 살인듯 안본듯 장갑을 다시 끼고는 전지를 다시 시작 했다..
힘주어 가위로 가지를 자르다 아파서 못하겠을땐 왼쪽손을 불러와 두손으로 잘랐다 ..
그렇게 미련하게 포도밭 전체의 죽은 가지를 모두 잘라 주웠다 ..
그리고 벗어본 장갑속은 짓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쓰라림이 심해서 찢겨진 피부를 다시 그대로 덮어 주웠다..
비누질을 해도 따갑고 강아지를 산책 시키면서 잡을 줄이 또 아푼 손바닥을 쓸고 나갔다 ..
나누어서 조금씩 했다면 이런 상처는 없었을건데 ...
못된 성격과 고집이 아픔을 불렀다 ....한참 고생을 할거 같다...
소중하게 느끼지 못했던 손바닥이 이것을 해도 저것을 해도 쓰리고 불편했다..
죽은 가지를 전지하고 다 했다는 생각으로 바라본 포도나무의 깨끗함과 단정함..
그 흐믓함을 느끼기엔 너무나 오래가는 상처를 얻었다 ....
다음에는 이 아픔을 기억 하면서 ....몇일로 나누어서 일을 할까 ...글쎄다..
아마 나는 다른곳에 오늘과 같은 상처를 또 내면서...
오늘과 같은 느낌과 쓰라림을 다시 또 느끼게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어딘가에 숨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나이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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