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가는데 트렉터가 크다보니
마늘밭 옆구리 울타리 하나를 찢고
그 옆 밭으로 가야했구요
올라가는 길이 있어도 갈수가 없어서요
처음에 올라 가려다가 울타리망을 다 찢었구요
밭 안에는 안데로 다 울타리를 찢고
망가트려서 다시 하구요 고라니가 들어오니
찢긴망을 조금도 아니고 그냥 둘수가 있어야지요
구관이 명관 이라고 동네에서 하시는 분이
참 잘하시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이 밭갈면..
땅 한톨 빈틈 없이 다 갈아 주는데 이분은
기계는 큰데 미국같은 큰땅이나 갈을가
이렇게 큰 밭도 여기저기 짜투리땅 만들고
트렉터가 옆으로 서있는 저 길이만큼
밭을 못갈어서 반은
손으로 밭고랑 만들었어요 글쎄
한가운데는 트렉터 만큼 밭골도
못만들어 그냥 밀어 주기만 해서
트럭 한대 들어올길만 남기고
트렉터가 갈은 밭 끝에 이어서
제가 다 쇠시랑으로 골을 만들었어요
20여년 농사 지으면서 이런일은 또 처음
다음부터는 동네분 안 바쁠때 미리 밭을 갈던지
아님 아애 늦게 갈던지 그럴라구요
이분 밭 못가네요
밭을 반듯하게 갈아야 하는데
가보니 다 양쪽 밭 끝이 스마일 입처럼
입꼬리가 올라가 있네요
그러니 물은 어디로 빠져 나갑니까
반듯히 치면 양 옆으로 나가는데
물길 내는것도 힘든 일이였구요
울타리 다 고치는일도 힘들고
일이 두배 세배는 힘들고
돈은 두배로 달라고 참나
다음에는 돈을 더 주고 라도
동네분 한테 부탁 하려네요
세상 이렇게 힘들어서야
밭가는거 보다 밭 두개 울타리 고치고 말목치고
물꼬 트고 이게 더 힘든 이틀 이였습니다 ....
애고 힘들어요 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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